현재 카라동물영화제가 온라인으로 개최중이다. 10월 31일까지 상영하며, 무료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 환경관련 소재의 영화들이 상영중이다. 

카라동물영화제의 시작부터 지켜봐온 나로써는 매년 개최되는 이 영화제의 의미가 남다르고 무척이나 애정이 가는 영화제이다. 

이번에는 다양한 영화들이 보았고 남은 기간동안 또 관람할 예정인데, 무료영화 중에서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제4회 카라동물영화제 상영작

 

< 얼음 없는 집 , Migrants >

_ 감독 : 위고 카비, 앙투안 두프리에, 오뱅 쿠비아크 / 2020년 작

_ 장르 : 애니메이션  /  전체관람가

_ 상영시간 : 9분

_ 상영관 : 2021년 10월 31일까지 퍼플레이 온라인 상영관에서 상영 ▶ purplay.co.kr/kaff2021

 

< 프로그램 노트 >

_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아버리자 북극곰 어미와 아기는 어쩔 수 없이 여행에 나선다. 새 하얗던 북극이 나닌, 초록빛 숲을 우연히 발견하고 낯선 불곰의 무리를 만난다. 과연 븍극곰과 불곰은 함께 지낼 수 있을까? 

 

 

 

 

 

< 얼음 없는 집 > 관람 후기

_ 얼음 없는 집은 제목에서 유추 할 수 있는 것 처럼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내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한 북극곰 가족의 이야기다.  무참하게 녹아버린 빙하들 사이에서 비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나마 몸을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겨우 웅크릴 수 있는 작은 빙하조각 하나 뿐이다. 

그렇게 원치않는 항해를 시작하게된 엄마와 아기는 햇살이 따사롭고 나무가 우거진 어느 곳에 도착한다. 

낯설지만 새로운 환경이 궁금하기도 한 아기 북극곰은 여기저기 둘러보기에 바쁘고 엄마곰도 표정이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 곳에는 불곰의 마을이 있었다. 비슷하지만 너무도 다른 두 곰들. 

불곰에게 어쩌면 북극곰들은 경계해야 할 침략자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입장이 너무도 다르고 지금 이곳은 불곰들의 영역이라는 현실이 북극곰에게는 너무도 잔인하게 돌아온다. 

영화는 매우 짧다. 그리고 귀여운 애니메이션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짧은 러닝타임과 반대로 매우 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의 영어제목인 Migrants 는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이주자, 철새, 이런 뜻이다. 

어째서 북극곰은 오랜 삶의 터전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야만 했는지, 그런 북극곰을 바라보는 불곰의 시선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머릿속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북극곰과 불곰은 단순히 동물로만 표현 된 것이아니라 우리의 현실,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이주자나 난민에 대한 경계나 공포, 배척, 또 긍정과 수용의 입장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찬반에 대한 여론도 다르며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이다. <얼음 없는 집> 에서 등장하는 북극곰은 그런 것들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동물영화였지만 과연 동물영화인가 생각하게 된다. 

또 환경문제도 언급하고 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북극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녹아버린 빙하 때문이고 그 원인은 당연히 인간들 때문이겠지.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알수 없는 씁쓸함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저 엄마곰과 아기곰이 다시 꽁꽁 언 북극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또한 지구온난화라는 어릴때부터 수도없이 들었던 이 단어가 새삼 가슴에 콕 박혔다. 북극에 정말 얼음이 모두 없어져서 북극곰들도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면, 우리는? 인간들은 살 수 있는 것일까? 

짧지만 많은 질문과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워낙에 짧은지라.. 십분이 채 안되는 러닝타임이니 많은 얘기를 하자면 스포가 될 것 같아 꼭!! 꼭!! 보기를 추천한다. 

하루에 십분 정도라면 누구나 낼 수 있는 시간일테니까! 더구나 지금 이 엄청난 영화는 무료상영이다!

간단하게 퍼플레이 상영관에 가입만 한다면 누구나 볼 수 있다.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더더욱 추천하는 영화다. 자연스럽게 자연과 지구의 소중함을 일깨워줄테니. 

 

 

 

 

진정 취미부자인 사람. 일단 궁금한 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라는 사람. ㅎㅎㅎ

무엇보다 손으로 꼼지락 거리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인생은 경험!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나의 모토대로 아주 다양한 취미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는 블럭도 있다. 미니어쳐 하우스 만들기나 미니 블럭으로 만드는 것들은 요즘 아주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대들이 많아서 종종 즐긴다. 

이번에는 지난 생일에 선물받았지만 아직 만들지 못한 블럭놀이를 했다. : )

 

 

 

오늘 만든 블럭은 요거! 거리의 상점들을 만드는 건데, 겉 표지만 보고 4가지 상점이 다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ㅠ

아이스크림 가게만 있는거였다. ㅠ 

저렇게 4개를 쪼로록 놓아야 이쁠거 같은데 ㅎㅎ 그래도 일단 오늘은 하나 만드는 걸로!

 

 

아이스크림가게 미니블럭

 

항상 블럭이나 미니어쳐 제품을 만들때는 어디다가 다 우르르 쏟아놓고 시작한다. 

보통 작은 박스에 넣어두는데 잃어버리면 안되고, 그나마 찾기 쉽고, 중간에 멈춰도 박스만 닫으면 되니까 딱이다 ㅎㅎ

그리고 제일 중요한 설명서!

설명서가 없으면 진짜 진짜 오래걸리겠지?.. 움... 생각만 해도.. 시도하고 싶지 않다. ㅋㅋ

 

어쨌거나 설명서를 옆에 고이 펼쳐두고서 시작!

 

 

 

설명서 그림을 자알~ 보면서 1번부터 차례대로 맞춰본다.  일단은 블럭들을 찾아서 나열해주고! 이게 진짜 짱 중요 ㅎㅎ 꼽는거는 누구나 잘 한다 ㅎㅎ 제 짝인 블럭을 잘 찾는게 중요하다!!

 

이번에는 요 작은.. 제일로 작은 블럭을 찾아야한다. 6개나.. ㅋㅋㅋ

저 작은 블럭들 사이에서 흰색이면서 윗면이 평평한 이녀석을 찾다보면 그게 또 꽤나 재밌다. 

보물찾기랄까? 숨은 그림 찾기 같기도 하고? ㅎㅎ 

비슷하게 생긴 블럭들이 많으니까 설명서에 있는 그림이랑 잘 비교해야한다. 얼핏 보고 비슷한 녀석을 끼웠다가는 낭패다 ㅋㅋ 이 작은 블럭들은 꽂기에는 쉽지만 다시 빼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으니까. 

 

 

미니블럭 취미

이제 아이스크림 가게의 바닥공사가 끝난 것 같다 ㅎㅎ 손바닥 보다도 작은 면적. 귀엽다 : )

저기 검은색은 현관 입구이고 아까 찾은 하얀 블럭은 바닥의 대리석이었다. 히힛. 

이제는 블럭을 쌓아올려야지!!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 

벽돌도 쌓았고 창문도 생겼다! 창문 넘나 귀여운 것.. ㅎㅎ 어쩜 이리 귀엽게 또 잘 만들었는지. 

창틀이랑 창살도 분리되어 있어서 따로따로 찾아가지고 끼워줬다. 진짜 집을 짓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빨간벽돌을 올려줬다! 

이제 입구에 현관문도 생겼고 ㅎㅎ 슬슬 1층은 마무리! 이제 2층으로 진입해야한다!

여기까지 대략 30분정도? 걸린것 같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푹빠져버림.. 

 

그렇게 2층을 쌓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있어서 또 칼맞춤으로 딱 해야 이쁘니깐.. ㅎㅎ 뗐다 붙였다 하면서 이쁘게 잘 붙여주고 2층 공사는 비교적 쉽게 끝냈다!

 

2층까지 거의 완성된 모습! 현관입구에는 등도 있고 진짜 깨알같은 디테일.. ㅎㅎ

저기 하얀 벤치처럼 보이는것은 안내표지판? 같은 걸 세워놓는 자리!

이제 아이스크림 가게의 시그니처이자 간판을 만들어야한다~ 

요게 제일 재밌었다능.. ㅎㅎ 

 

쨔쨘-! 저기 제일 꼭대기에 있는 아이스크림 두개 ㅎㅎ 저건 좌우로 움직이기도 한다. 

드디어 완성한 아이스크림가게!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린것 같다. 

뒷모습도 귀엽다. 뒤에도 간판이 붙어있고 뒤에서는 가게 내부가 보인다. 히힛 :-)

 

1시간이지만 아주 행복하고 재밌었다. 한번씩 요로케 만드는데 진짜 시간이 빨리간다. 

역시 잡생각이 없어지기에는 취미생활만한게 없는 듯. 요즘은 그림도 자주 그리고 취미활동들을 많이 하니 삶이 좀 더 생기있어지는 느낌이다. 사실 코로나때문에 본의아니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취미활동을 많이 하게 되긴 했지만 ㅎㅎ 

그래도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서 진열해놓으면 나름 뿌듯. 그때의 기억이 다시 나면서 더 재밌어진다. 혼자서 흐뭇해한다는.. ㅎㅎㅎ 

 

 

최근에 생긴 그림그리는 취미. ㅎㅎㅎ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무료로 보는 인터넷 강의를 한 번 듣고 먼저 시작한 동생님의 코치를 받아서 시작했는데, 꽤나 재미가 있어서 종종 동생과 함께 그리고 있다.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나이프페인팅인데, 그냥 말 그대로 나이프로 그리는 그림이다.  붓이 아니라 나이프로 그리고 물이나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페이스트라는 재료에 아크릴물감을 섞어서 그리는 그림이다.

 

이전까지는 핀터레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서 따라 그렸지만 이번 제주여행을 다니면서 창작(?)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에서 찍은 사진은 무려 천장이 넘었는데.. ㅋㅋ 몇가지 기억에 남는 장소들을 골라봤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하는 나에게 동생이 고민하지 말고 전부다 그리라면서, 제주시리즈 만들어봐! 라고 아이디어를 주었다. 듣는 순간 완전 대박! 상상만 해도 너무 멋진 작업일 것 같아서 바로 시작했다.

 

 

 

 

제주시리즈 1번으로 선택한 그림은 바로 요거다. 

김녕의 해안 올레길.

에메랄드색의 아름다운 김녕의 바다색과 구멍이 송송난 현무암에 꽂힌 올레길 표식. 그리고 유독 아름다웠던 그 날의 하늘과 예쁜 구름까지. 

사진을 보면서 그 날의 기분, 그 햇빛과 바다내음까지 생생하게 떠올랐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나만의 사진, 나만의 기억, 그리고 나만의 그림이라니! 히히. 

겨우 스케치를 했을 뿐인데 엄청나게 설레였다.

사실, 나이프페인팅은 스케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차리 가려지니까. ㅋㅋㅋ 하지만 미리 대략적인 구도나 위치를 생각해야하니까 스케치를 하긴 해야함!

 

그리고 하얀 페이스트를 듬뿍~ 떠서 팔레트에 올리고 일단 하늘을 칠해 줄 하늘색물감을 선택!

페이스트로 색의 농도를 조절하면서 그리는 건데 뭐.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내가 원하는대로 막 그린다. ㅋㅋ

진한색을 먼저 올리고 페이스트를 점점 더 섞으면서 그릴때도 있고 연한색을 먼저 칠하고 물감을 더 섞어서 진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는 방구석에서 하는 취미니까, 그 순간 내키는대로! 정말, 내멋대로 그린다!

 

 

나이프페인팅으로 구름그리기

하늘을 얼추 다 칠하고 슥슥 구름을 만들어준다.

왠지 나이프페인팅은 그린다는 표현보다 만든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구름을 만들고, 나무를 만들고, 바위를 만들고.. ㅎㅎㅎ 

 

 

 

이번에는 오묘한 에메랄드빛 물감을 꺼냈다.

김녕의 바다색에는 발끝에도 못미치는 색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비슷해보이는 느낌으로다가!

마치 버터를 바르듯이 팔레트에 슥-슥 문지르듯이 물감과 페이스트를 섞으면 된다. 

요 느낌이 정말 좋다. 부드러운 생크림을 바르는 느낌이랄까.. 

 

꽤 맘에 드는 색이 나왔다!

그렇게 바다를 칠해주고 이번에는 바위를 만들 차례!

 

그림에 심취해서 ㅋㅋ 중간 사진은 없지만 바위를 만들었다! ㅎㅎㅎ

구멍이 송송난 질감을 표현하기에는 내 실력이 형편없지만 그래도 제법 바위같은 녀석이 만들어졌다. 

멀리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점도 슬쩍 얹어주고 이제 올레길을 표시해주고 있는 나무막대(?)만 그리면 끝!

 

어떻게 그리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이 될까 고민하다가 진짜 나뭇가지를 올려버릴까?!

농담삼아 툭 던진 내 말에 동생이 그래~ 해봐~ 라고 또 한마디 얹었다. ㅎㅎ

 

그래서 집 앞 화단으로 출동!!!!

 

나뭇가지를 집어왔다. ㅎㅎㅎ

저는 살아있는 나무를 꺽지 않았습니다... 죽은 나뭇가지를 주워왔습니다 : ) 

 

어떤게 어울리지 몰라서 몇개를 들고 왔다. 진짜 갖고 왔더니 동생이 마구 웃어줌. ㅋㅋㅋ

하지만 나는 매우 만족! 왠지 뿌듯 했다. ㅋㅋ

 

 

 

가져온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그림에 맞춰보고 선택된 요녀석!

적당한 굵기에 약간 빈티지함이 느껴지는 너! 당첨이야! ㅎㅎㅎ

 

적당한 길이로 잘 자른다음 내가 만든 현무암 사이에 폭, 아직 덜 마른 물감위로 살포시 잘 얹어주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올레길이라는 표시! 

마구 휘날리는 저 표식을 그려줄 차례다. 빨강과 파랑을 최대한 원색으로 살려서.. 콕콕 세심하게 나이프 끝으로 조심조심 그려넣었다.

 

 

쨘! 이렇게 완성된 내 그림!

사진이랑 비교해봐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다.  실제 풍경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조금 마른 돌을 조금 헤집어서(?)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을 내보려고 했다. 잘 되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뿌듯뿌듯. 

생각보다 색감이 잘 나와서 마음에 든다. 바다색도 좋고! 이번에는 구름도 과감하게 막 올려봤는데. 꽤나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히힛. 

뭔가 나의 추억을 박제한 것 같아서 더욱 기분이 좋다. 

이렇게 제주 시리즈를 당분간 그려볼 생각이다. 손바닥 두개 만한 작은 캔버스지만, 한.. 열개정도 그래서 한 데 모아놓으면 멋진 작품이 되지 않을까. ^^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고 그림 그릴 준비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다른 고민이나 잡생각 따위 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렇게 힐링이 된다... : )

제주의 그림을 그리니까 마치 다시 제주를 여행하는 것 같아서 더 좋다. 다음에는 어떤 제주의 모습을 그릴지 사진을 보러가야겠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무조건 이거다!! 했던 것이 바로 <빛의 벙커> 관람이었다.
빛의 벙커는 미디어아트로 나는 정말 1도 모르는 미술의 영역이다. 학창시절 몇번 사생대회를 나갔던 것을 빼면 어릴때는 그림그리는 걸 조금 좋아했었다는 정도일 뿐 미술에 대해 딱히 잘 알지도 못하고 크게 관심도 없었다.
아, 최근에 집에서 취미미술을 조금 하기 시작했지만 그냥 기분 내키는대로, 내 마음대로 막 그려대는... 미술이라기 보다는 낙서에 가깝달까 ㅎㅎ

어쨌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가서 꼭 보고와야 한다고 강력추천했기 때문에 빛의 벙커가 1순위였다. 그래서 첫 날에 바로 성산 쪽으로 숙소를 잡았다는 사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간단하게 빛의 벙커를 소개하자면,

< 빛의 벙커 >

빛의 벙커는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공간과 작품이 만나 관람객에게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이다.   전시실에 입장하는 순간, 관람객은 수십 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거장의 작품과 음악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
전시실 곳곳을 자유롭게 돌며 작품과 내가 하나되는 경험을 할수 있으며, 현재 제주에서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 벙커를 재생하여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빛의 벙커 홈페이지에서 발췌


참고로 빛의 벙커는 이전에 고흐와 클림트 전이 전시되었었고, 현재는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이 전시중이다.
전시기간은 2021.04.23(FRI) - 2022.02.28(MON) 이며, 관람시간은 4월부터 9월까지는 10시-19시(입장마감 18시), 10월에서 3월까지는 10시-18시(입장마감 17시)이다.

클림트전이 한창 일때 주변에서 많이 관람후기를 들려주었고 매우 황홀한 경험이었다고들 해서 대체 어떤 전시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하루 전날 네이버예약으로 예매를 했고 다음 날 아침에 설레는 마음에 엄청 일찍 눈이 떠졌다.


드디어 빛의 벙커 입구에 도착!!!
입간판을 볼 때부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우산(?)을 든 여인의 그림은 진짜 누구나 한번쯤은 본 적 있을 아주 유명한 그림이다. 나도 익숙하긴 한데, 사실 정확한 이름이나 화가는 잘 모른다. 모네인지 마네인지 였던 것 같은데.. 정도. 부끄러운 나의 미술지식이다 ㅎㅎ

어쨌거나 도착해보니입구가 벙커처럼 생겼다.
빛의 벙커라는 이름은 빛이 가득한 전시라서 그런건가 싶었는데 실제로 벙커로 사용되던 공간이라고 한다. 쓰임을 다한 어떤 공간을 새로이 재해석해서 사용중이라는 것도 왠지 감동적이었다.



빛의 벙커 티켓


쨘! 예매한 표를 발권하고 이제 진짜 전시실로 입장!
아. 발권은 요즘 시대에 발 맞추어 ㅎㅎ 키오스크로 하고 있다. 직원분이 친절하게 미리 예매를 했는지, 어디에서 예매를 했는지, 어떻게 발권해야하는지를 잘 설명해주시니 걱정은 놉! 아직은 젊은이인(이고 싶다..) 나도 가끔은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직원분 덕분에 손쉽게 발권할 수 있었다.


빛의 벙커 입구에서

입구에 있는 안내문구들부터 찬찬히 읽어보았다.
사뿐사뿐과 소곤소곤.. 정말 너무 당연한 것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 문구를 보면서 제말 내가 관람하는 동안에는 그런일이 없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때부터 사진촬영은 카메라소리가 나지않는 어플로 촬영했다. 혹시나 셔터소리가 다른사람의 관람을 방해할까봐 나름의 배려랄까!

그리고 두근두근. 입장!!
입장을 했을 때 완전 어두컴컴해서 깜짝 놀랐다.
나중에 알았지만 전시가 끝나고 잠시 암전되는 시간에 내가 입장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문구가 커다랗게 보였다.

현재 빛의 벙커에서는 메인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눠진 두개의 전시를 하는데, 메인 전시는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이고 내가 먼저 봤던 파울클레 전시는 기획전시였다.

파울 클레, 음악을 그리다
화가이자 음악가였던 파울 클레의 다채롭고 추상적인 작품 재조명
상영시간 : 10분


나는 파울클레라는 화가를 이날 처음 알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파울클레는 원래 음악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미술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파울클레의 그림에는 음악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황금물고기' 였는데, 강렬한 색체와 미디어아트로 생동감있게 움직이는 물고기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느러미와 눈알의 움직임이 마치 눈앞에 진짜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 했고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가 어우러진 수조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이었다.
그 빨간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서, 나중에 기념품샵에서 결국 황금물고기 마그넷을 구입했다. ㅋㅋ
음표가 등장하는 그림도 있었고, 무엇보다 파울클레 전시에 흘러나오는 음악이 예술이었다. 배우들이 나오는 그림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그 노래가 나온다. ㅋㅋ 밤의여왕 아리아!
아~아아아아아아아~
하이라이트 부분이 나올땐 그림과 음악이 하나가 되서 나도 완전히 빠져버렸다. 음악까지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오니 훨씬 더 재밌어졌다.

파울클레, 음악을 그리다

파울클레의 전시는 메인 전시인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보다 짧지만 매우 인상깊었다.
메인전시보다 전체적으로 좀 더 생동감있는 느낌이었고, 뭔가 아기자기한 귀여운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색감때문에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차피 나는 미술에 문외한인 일반인이니까 그냥 순간순간 느껴지는 대로, 내방식대로 해석하고 즐겼다. ㅎㅎ



파울클레의 전시를 관람하고 나니 다시 잠시 암전이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메인전시가 시작되었다.

빛의 벙커 - 모네, 르누아르… 샤갈
지중해 해안을 따라 시간을 거스르는 미술 여정으로의 초대
상영시간 : 35분

메인전시가 시작되고나서는 조금씩 주변을 둘려보기 시작했다.
파울클레의 전시가 상영되는 동안에는 마치 혼이 빼앗긴 사람처럼 멍하니 쳐다보느라 입구쪽에 쭈그리고 앉아서 ㅋㅋ 관람을 했다. 그리고 주변을 보니 생각보다 벙커내부가 컸고, 대형 스크린이 안쪽에 훨씬 많이 있어서 조금 둘러보았다.
가벽처럼 커다란 스크린들이 중간중간 설치되어있었고 벽을 따라서 모든 공간이 스크린이었다.
사방의 벽과 바닥까지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말 그림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빛의 벙커 - 모네, 르누아르, 샤갈

드디어!! 이제 좀 뭔가 알 것 같은 그림들이 나왔다 ㅎㅎ
모네와 르누아르의 그림들은 익숙한 것들이 많아서 더욱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초록색들이 많다보니 마치 들판에 앉아있는 듯 했다.

전시관 내부에는 벤치가 놓여져있기는 한데 벤치에서 보는 것보다 바닥에 편하게 앉아서 보는것을 추천한다 ㅎㅎ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데, 바닥에서 보는게 뭔가 더 그림에 몰입되는 느낌이랄까.

전시 안내처럼 메인전시에서는 지중해의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나는,
한그루의 나무가 되어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푸릇푸릇한 잔디에 누워서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 속에 앉아도 보고
유럽의 어느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되기도 하고
강변을 바라보며 향긋한 커피를 한잔 하고
또, 목욕하는 여인들을 몰래 훔쳐보기도 하면서
그림이 바뀔 때 마다 그 그림속에 들어가는 듯했다.

눈앞에서 움직이는 그림 속 주인공들과 매번 적절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이 눈과 귀는 물론, 나의 모든 감각을 그 그림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다.


전시는 메인전시와 기획전시를 합쳐도 한시간 남짓이었지만,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빠져 나도 모르게 3시간 가까이 벙커 안에 있었다. 3번정도 관람을 했던 것 같다.
처음 관람이 끝난 후에는 다음 전시가 상영되기 전에 계속 자리를 옮겨가면서 관람했다.
같은 그림이라도 스크린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오고 관람위치에 따라서 사방의 그림들이 동시에 보이기도 하고, 정면의 스크린만 보이기도 하는데 각각의 느낌이 다 다르다.
그래서 꼭!! 관람위치를 옮겨가면서 여러각도에서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
만약 에어컨이 좀 덜 빵빵했더라면.. 한시간 정도 더 관람했을 것 같다. ㅋㅋ 겉옷을 챙겨갔는데도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퇴장해야했다.

일단 한번 퇴장하면 다시 갈 수 없다!!!
그리고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음!!! 꼭 관람하기 전에 화장실에 다녀올 것!!!

빛의 벙커 기념품

전시실을 나오면 바로 기념품샵으로 연결된다.
이런경우 가끔 불쾌감을 느낄때도 있는데 이날은 전~혀! 오히려 생각도 없던 기념품이 사고싶어졌다.
앞서 말했지만 황금물고기랑, 우산을 든 여인의 그림이 그려진 마그넷을 샀다.
아. 동생이 CD를 사다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고흐전만 CD를 판매했었다고 한다. 현재는 재고가 없고 만들 계획도 없단다. ㅠㅠ 나도 있다면 소장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기념품샵에는 그림이 새겨진 마그넷, 가방, 엽서, 손수건 등등 많은 제품들이 다양하게 있었고 요즘 뜨는 캠핑용품도 있었다. 최근에 캠핑에 관심이 생겨서 조금 탐나긴 했지만... 꾹 참고 ㅎㅎ 마그넷만 구매!


빛의 벙커 전시는 제주에서 본 것중에 단연 1등이다.
물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은 순위조차 매길 수 없지만, 빛의 벙커는 내게 아주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관람을 끝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 어? 나 미술 좋아하는 건가? " 였다.
그림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내가 넋을 놓고 그림을 보게 될줄이야.
그리고 내가 봤던 그림들이 조금 궁금해졌다. 언젠가 미술전을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빛의 벙커를 관람할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잘 통제되지 않았다는 것.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것보다는 마구 뛰어다니거나 큰소리로 말해도 전혀 아이를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문제인 것 같다. 조금 더 성숙한 문화가 정착되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의 벙커는 내게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 :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