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생긴 그림그리는 취미. ㅎㅎㅎ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무료로 보는 인터넷 강의를 한 번 듣고 먼저 시작한 동생님의 코치를 받아서 시작했는데, 꽤나 재미가 있어서 종종 동생과 함께 그리고 있다.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나이프페인팅인데, 그냥 말 그대로 나이프로 그리는 그림이다.  붓이 아니라 나이프로 그리고 물이나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페이스트라는 재료에 아크릴물감을 섞어서 그리는 그림이다.

 

이전까지는 핀터레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서 따라 그렸지만 이번 제주여행을 다니면서 창작(?)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에서 찍은 사진은 무려 천장이 넘었는데.. ㅋㅋ 몇가지 기억에 남는 장소들을 골라봤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하는 나에게 동생이 고민하지 말고 전부다 그리라면서, 제주시리즈 만들어봐! 라고 아이디어를 주었다. 듣는 순간 완전 대박! 상상만 해도 너무 멋진 작업일 것 같아서 바로 시작했다.

 

 

 

 

제주시리즈 1번으로 선택한 그림은 바로 요거다. 

김녕의 해안 올레길.

에메랄드색의 아름다운 김녕의 바다색과 구멍이 송송난 현무암에 꽂힌 올레길 표식. 그리고 유독 아름다웠던 그 날의 하늘과 예쁜 구름까지. 

사진을 보면서 그 날의 기분, 그 햇빛과 바다내음까지 생생하게 떠올랐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나만의 사진, 나만의 기억, 그리고 나만의 그림이라니! 히히. 

겨우 스케치를 했을 뿐인데 엄청나게 설레였다.

사실, 나이프페인팅은 스케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차리 가려지니까. ㅋㅋㅋ 하지만 미리 대략적인 구도나 위치를 생각해야하니까 스케치를 하긴 해야함!

 

그리고 하얀 페이스트를 듬뿍~ 떠서 팔레트에 올리고 일단 하늘을 칠해 줄 하늘색물감을 선택!

페이스트로 색의 농도를 조절하면서 그리는 건데 뭐.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내가 원하는대로 막 그린다. ㅋㅋ

진한색을 먼저 올리고 페이스트를 점점 더 섞으면서 그릴때도 있고 연한색을 먼저 칠하고 물감을 더 섞어서 진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는 방구석에서 하는 취미니까, 그 순간 내키는대로! 정말, 내멋대로 그린다!

 

 

나이프페인팅으로 구름그리기

하늘을 얼추 다 칠하고 슥슥 구름을 만들어준다.

왠지 나이프페인팅은 그린다는 표현보다 만든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구름을 만들고, 나무를 만들고, 바위를 만들고.. ㅎㅎㅎ 

 

 

 

이번에는 오묘한 에메랄드빛 물감을 꺼냈다.

김녕의 바다색에는 발끝에도 못미치는 색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비슷해보이는 느낌으로다가!

마치 버터를 바르듯이 팔레트에 슥-슥 문지르듯이 물감과 페이스트를 섞으면 된다. 

요 느낌이 정말 좋다. 부드러운 생크림을 바르는 느낌이랄까.. 

 

꽤 맘에 드는 색이 나왔다!

그렇게 바다를 칠해주고 이번에는 바위를 만들 차례!

 

그림에 심취해서 ㅋㅋ 중간 사진은 없지만 바위를 만들었다! ㅎㅎㅎ

구멍이 송송난 질감을 표현하기에는 내 실력이 형편없지만 그래도 제법 바위같은 녀석이 만들어졌다. 

멀리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점도 슬쩍 얹어주고 이제 올레길을 표시해주고 있는 나무막대(?)만 그리면 끝!

 

어떻게 그리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이 될까 고민하다가 진짜 나뭇가지를 올려버릴까?!

농담삼아 툭 던진 내 말에 동생이 그래~ 해봐~ 라고 또 한마디 얹었다. ㅎㅎ

 

그래서 집 앞 화단으로 출동!!!!

 

나뭇가지를 집어왔다. ㅎㅎㅎ

저는 살아있는 나무를 꺽지 않았습니다... 죽은 나뭇가지를 주워왔습니다 : ) 

 

어떤게 어울리지 몰라서 몇개를 들고 왔다. 진짜 갖고 왔더니 동생이 마구 웃어줌. ㅋㅋㅋ

하지만 나는 매우 만족! 왠지 뿌듯 했다. ㅋㅋ

 

 

 

가져온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그림에 맞춰보고 선택된 요녀석!

적당한 굵기에 약간 빈티지함이 느껴지는 너! 당첨이야! ㅎㅎㅎ

 

적당한 길이로 잘 자른다음 내가 만든 현무암 사이에 폭, 아직 덜 마른 물감위로 살포시 잘 얹어주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올레길이라는 표시! 

마구 휘날리는 저 표식을 그려줄 차례다. 빨강과 파랑을 최대한 원색으로 살려서.. 콕콕 세심하게 나이프 끝으로 조심조심 그려넣었다.

 

 

쨘! 이렇게 완성된 내 그림!

사진이랑 비교해봐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다.  실제 풍경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조금 마른 돌을 조금 헤집어서(?)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을 내보려고 했다. 잘 되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뿌듯뿌듯. 

생각보다 색감이 잘 나와서 마음에 든다. 바다색도 좋고! 이번에는 구름도 과감하게 막 올려봤는데. 꽤나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히힛. 

뭔가 나의 추억을 박제한 것 같아서 더욱 기분이 좋다. 

이렇게 제주 시리즈를 당분간 그려볼 생각이다. 손바닥 두개 만한 작은 캔버스지만, 한.. 열개정도 그래서 한 데 모아놓으면 멋진 작품이 되지 않을까. ^^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고 그림 그릴 준비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다른 고민이나 잡생각 따위 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렇게 힐링이 된다... : )

제주의 그림을 그리니까 마치 다시 제주를 여행하는 것 같아서 더 좋다. 다음에는 어떤 제주의 모습을 그릴지 사진을 보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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